그림자 / 류인순 그림자 / 류인순 본디 하나인 내가 가끔은 둘이 된다 햇살 눈 부신 날엔 더욱 신명 나게 졸졸 삼백예순다섯 날 좋다 싫다 내색 없는 또 하나의 나 도무지 뗄 수 없어 이 세상 끝까지 함께 할 우린 숙명적인 관계 미우나 고우나 내가 널 사랑할 수밖에.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9.17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눈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 온통 대나무 숲이다 일상에 지친 영혼 삶에 충전이 필요한 날 청청한 그곳에 간다 대숲 사이 길게 뻗은 산책길 걷다 보면 바람에 댓잎 사각사각 태화강 십리 대숲에서 무상무념으로 나도 한 그루 대나무가 된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7.13
청보리 / 류인순 청보리 / 류인순 초록빛 물감 풀은 여름 언저리 들판 꿈과 사랑이 자라는 파릇파릇 청보리 부드러운 바람결에 까슬한 얼굴 감싸고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춤사위로 노닐며 볕 좋은 들판에서 햇살 야금야금 먹고 푸른 꿈 튼실하게 알알이 키우고 있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6.09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 류인순 장대비 내리던 오월 호숫가 코끝 간지럽히는 활짝 핀 아카시아꽃 비 젖었다고 그 향 사라질 리 없는데 뭇사람들 눈길 없이 훅 지나가고 빗속에서도 그 꽃 진실한 향기 머금고 옹골진 사랑 하나 방실방실 키우더라 이젠 너를 볼 때면 가던 길 멈추고 눈 맞춤 한 그 행복 우르르 쏟아지겠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5.05
친구 친구 / 류인순 차 한잔에 추억 타서 마시며 서로 안부 묻고 무탈함을 알리고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진실한 친구가 있어서 좋다 시간의 흐름도 잠시 붙들고 학창 시절 별명에도 깔깔웃음으로 한없이 수다 떨어도 흉 될 것 없는 언제나 편안한 사이 살다가, 힘들 때 마주 보는 미소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손 내밀어 용기를 주는 친구 긴 밤 지새워도 좋을 친구와 수다는 삶의 청량제요 내 영원한 젊음이 거기 살아 있어 세월 흘러도 마음은 청춘인 까닭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30
호수 호수 / 류인순 윤슬 반짝이는 호수 무시로 바람 불면 소리 없는 몸짓으로 가만가만 찰랑이고 드넓은 호숫가에 나 홀로 서서 분홍빛 연가 속으로 삼키는데 임 그리는 내 맘처럼 얼마나 깊고 깊은지 구름이 빠져 있고 하늘까지 빠져 있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23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 류인순 쉽게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길 뚫고 그대에게 가는 길 앗, 이런 잠깐 한눈팔아 경로 이탈했네 정신 줄 다시 잡고 재탐색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나의 최종 목적지 사랑하는 그대에게 가는 길.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17
그대와 커피 그대와 커피 / 류인순 아침엔 모닝커피 한 잔 비 오는 날엔 분위기 타서 한 잔 햇살 맑은 날엔 기분 좋아서 한 잔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수많은 까닭에 나의 일상에 단 하루도 커피를 뗄 수 없네 내 안의 그대처럼.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13
마음 수리공 마음 수리공 / 류인순 무심히 길을 걷다 문득 혼자라고 느낄 때 가슴속 찬 바람 불지만 이 순간도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쉼 없이 돌고 있음에 내 영혼 뜰 안에 꽃씨 하나 다시 심고 새봄 기다리며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내 마음 데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3.29
산다는 건 산다는 건 / 류인순 겨울 한파 몰아쳐 온 가슴 꽁꽁 얼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내 안에 단비 내려 새순 돋아나는 연둣빛 봄이 오네요 그래서 또 이렇게 숨 쉬고 한세상 사나 봐요.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