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리공 마음 수리공 / 류인순 무심히 길을 걷다 문득 혼자라고 느낄 때 가슴속 찬 바람 불지만 이 순간도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쉼 없이 돌고 있음에 내 영혼 뜰 안에 꽃씨 하나 다시 심고 새봄 기다리며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내 마음 데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3.29
산다는 건 산다는 건 / 류인순 겨울 한파 몰아쳐 온 가슴 꽁꽁 얼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내 안에 단비 내려 새순 돋아나는 연둣빛 봄이 오네요 그래서 또 이렇게 숨 쉬고 한세상 사나 봐요.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3.12
못 본 척해야지 못 본 척해야지 / 류인순 봄 햇살이 넉살 좋게 춘삼월 머리채 잡고 문 열고 훅 들어오네 지난해 매정하게 떠나더니 또다시 찾아와 그리움 하나 툭 던지고 다시 봄을 타는 건지 물기 젖은 사연 하나 온 가슴에 대롱대롱 매달리네 봄이 또다시 실실대며 맞장 뜨자 덤벼드니 앗, 이런 못 본 척 눈 감아야지.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3.05
경계선 경계선 / 류인순 하늘 맞닿은 바다 눈으로 선 하나 그어 수평선이라 부르고 하늘 맞닿은 땅 눈으로 선 하나 그어 지평선이라 부르니 그대와 나 사이 마음으로 그은 선 하나 무슨 선이라 부를까 조금만 더 다가서면 모두 한순간에 허물어질 그 경계선.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2.11
네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 / 류인순 공원 산책로 토끼풀밭에 쪼그려 앉아 행운 준다는 네 잎 클로버 찾는 사람 네 잎은 행운이고 세 잎은 행복이라 온 시선 집중해서 행운 하나 찾겠다고 이리저리 뒤적이네 눈앞에 행복 못 본 채.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1.05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 류인순 한 때는 커피잔에 달콤하게 설탕 넣었는데 살다 보니 입에 쓴 아메리카노 뗄 수 없는 친구네 달콤하든 쓰든 이젠 모두 아는 맛 바로 인생의 맛이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30
가을 숲에 서면 가을 숲에 서면 / 류인순 색색 물감 풀어 숲마다 곱디고운 수채화 그려놓고 내 마음 온도 점점 달콤해져 하릴없이 나댄다 발아래 사각사각 자연이 연주하는 최고의 감성 악기 가을이다 암만 봐도 참 곱다 언제나 너처럼.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29
마음 뺄셈 마음 뺄셈 / 류인순 세월 따라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연의 고리 나이 더 할수록 버거운 인연들을 서서히 털어낸다 마음이 가벼워야 몸도 가볍고 건강하게 사는 길 마음 곳간에서 하나둘 뺄셈하고 더 가볍게 가볍게 내가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만.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19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일 / 류인순 시선 한곳에 두고 온 정성 다해 연 날리는 일이다 너무 풀면 사라지고 너무 세차게 당기면 줄이 뚝 끊어지고 마는 진실한 마음 담아 당겼다 풀었다 정성 다하는 일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04
사랑하려거든 사랑하려거든 / 류인순 고슴도치같이 사랑하라 서로 소유하려 들지 말고 너무 가까이 가려 하지 말고 욕심에 가시털 세우지 말고 서로 찔려 상처 생기지 않게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며 가슴으로 사랑하라 영원한 평행선으로 쉬어가는 간이역에 앉아 함께 숨 고르며 손잡으면 닿을 수 있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주고받는 속삭임만으로 서로의 온기를 잃지 않는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