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선지 / 류인순 내 마음 오선지 / 류인순 마음 맑아 좋은 날엔 한 옥타브 높게 그려 푸른 하늘 날아보고 마음 흐려 힘든 날엔 한 옥타브 낮게 그려 쉼표 하나 찍어 본다 아름다운 선율 속에 숨겨진 엇박자는 화음으로 조율하고 도돌이표 없는 인생길 이왕이면 오늘도 고운 음표 그려 넣자.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4.03.07
겨울 바닷가 / 류인순 겨울 바닷가 / 류인순 겨울 동해 바닷가 찬바람이 날 세워 훅 찌르고 달아난다 그대와 거닐던 이 바닷가 파도 오늘 유독 쓸쓸하다 잠시의 시간 어느새 수많은 결로 흘러 그댈 아득히 잊은 줄 알았는데 한 발 두 발 걷다 보니 가는 곳마다 추억이 발길에 차인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4.03.05
차를 마시며 / 류인순 차를 마시며 / 류인순 까닭 없이 외로울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마음속에 담으면 한 잔의 차가 되는 사람 닿을 듯 닿지 않는 그대와 나 사이 먼 훗날 그날엔 우리 만날 수 있을까.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11.09
담쟁이 붉게 익었다 / 류인순 담쟁이 붉게 익었다 / 류인순 봄날 희망 하나 안고 가파른 담벼락 밤낮 쉼 없이 오르네 삶의 길 고지를 향해 묵묵히 오르고 또 오르네 한여름 뜨거운 열기 세찬 폭우 악착스레 견뎌내고 이 가을 붉게 익은 그 모습에 뜨거워지는 내 심장.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10.29
그대 고운 내 사랑 / 류인순 그대 고운 내 사랑 / 류인순 산길 오르다 만난 보랏빛 향기 머금은 청초한 도라지꽃 하나 별 속에 별이 담긴 듯 대낮에도 눈부신 모습 내 사랑 그대 닮았네 꽃인 듯 임인 듯 내 가슴 별로 담긴 그대 고운 내 사랑.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10.03
그림자 / 류인순 그림자 / 류인순 본디 하나인 내가 가끔은 둘이 된다 햇살 눈 부신 날엔 더욱 신명 나게 졸졸 삼백예순다섯 날 좋다 싫다 내색 없는 또 하나의 나 도무지 뗄 수 없어 이 세상 끝까지 함께 할 우린 숙명적인 관계 미우나 고우나 내가 널 사랑할 수밖에.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9.17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눈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 온통 대나무 숲이다 일상에 지친 영혼 삶에 충전이 필요한 날 청청한 그곳에 간다 대숲 사이 길게 뻗은 산책길 걷다 보면 바람에 댓잎 사각사각 태화강 십리 대숲에서 무상무념으로 나도 한 그루 대나무가 된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7.13
청보리 / 류인순 청보리 / 류인순 초록빛 물감 풀은 여름 언저리 들판 꿈과 사랑이 자라는 파릇파릇 청보리 부드러운 바람결에 까슬한 얼굴 감싸고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춤사위로 노닐며 볕 좋은 들판에서 햇살 야금야금 먹고 푸른 꿈 튼실하게 알알이 키우고 있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6.09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 류인순 장대비 내리던 오월 호숫가 코끝 간지럽히는 활짝 핀 아카시아꽃 비 젖었다고 그 향 사라질 리 없는데 뭇사람들 눈길 없이 훅 지나가고 빗속에서도 그 꽃 진실한 향기 머금고 옹골진 사랑 하나 방실방실 키우더라 이젠 너를 볼 때면 가던 길 멈추고 눈 맞춤 한 그 행복 우르르 쏟아지겠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5.05
친구 친구 / 류인순 차 한잔에 추억 타서 마시며 서로 안부 묻고 무탈함을 알리고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진실한 친구가 있어서 좋다 시간의 흐름도 잠시 붙들고 학창 시절 별명에도 깔깔웃음으로 한없이 수다 떨어도 흉 될 것 없는 언제나 편안한 사이 살다가, 힘들 때 마주 보는 미소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손 내밀어 용기를 주는 친구 긴 밤 지새워도 좋을 친구와 수다는 삶의 청량제요 내 영원한 젊음이 거기 살아 있어 세월 흘러도 마음은 청춘인 까닭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