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뺄셈 마음 뺄셈 / 류인순 세월 따라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연의 고리 나이 더 할수록 버거운 인연들을 서서히 털어낸다 마음이 가벼워야 몸도 가볍고 건강하게 사는 길 마음 곳간에서 하나둘 뺄셈하고 더 가볍게 가볍게 내가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만.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19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일 / 류인순 시선 한곳에 두고 온 정성 다해 연 날리는 일이다 너무 풀면 사라지고 너무 세차게 당기면 줄이 뚝 끊어지고 마는 진실한 마음 담아 당겼다 풀었다 정성 다하는 일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10.04
사랑하려거든 사랑하려거든 / 류인순 고슴도치같이 사랑하라 서로 소유하려 들지 말고 너무 가까이 가려 하지 말고 욕심에 가시털 세우지 말고 서로 찔려 상처 생기지 않게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며 가슴으로 사랑하라 영원한 평행선으로 쉬어가는 간이역에 앉아 함께 숨 고르며 손잡으면 닿을 수 있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주고받는 속삭임만으로 서로의 온기를 잃지 않는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7.24
시계꽃 시계꽃 / 류인순 한여름 태양을 향해 목젖까지 보이며 함박 웃는 시계꽃 열 폭 치마 위에서 시침 분침으로 쉼 없이 똑딱똑딱 딱 하루 피고 지는 꽃진 자리 달콤한 사랑 열리네 하루를 천 년 같이 우리의 시간 천천히 돌았으면.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7.21
비와 그대 비와 그대 / 류인순 그대는 참으로 놀라운 재주가 있네 내가 머무는 곳 주소도 모르면서 여름날 소낙비 장대 빗속을 뚫고 내 맘속에 쏜살같이 달려오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6.23
연지에서 연지에서 / 류인순 한여름 진흙탕 연못에 그윽한 향기 채우고 세상 맑히는 연꽃 티 없이 고고한 얼굴 유연한 그 모습 평화롭고 아름답다 진흙탕에서도 꿋꿋이 피는 꽃, 지는 꽃 열매 맺는 씨방 그게 어디 꽃뿐이랴.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6.20
꽃샘추위 꽃샘추위 / 류인순 달달한 아침 햇살에 봄인가 하고 속적삼 바람으로 빼꼼히 문 열어보니 어이쿠 깜짝이야 엎드려 숨어 있던 겨울 벌떡 일어서서 와락 목덜미 걸머잡네 해마다 너의 심통에 몸살감기 앓았는데 아뿔싸, 올해 또 당했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3.22
그래 봄이야 그래 봄이야 / 류인순 보드란 바람결에 괜스레 설레는 맘 언 땅속 웅크렸던 꿈 하나둘 꿈틀거리네 겨우내 언 가슴 시나브로 풀리고 그래 이젠 봄이야 희망의 꽃대 오르는.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3.15
로스팅 로스팅 / 류인순 생두를 세게 볶을수록 달콤한 향은 옅어지고 커피에 쓴맛만 커지듯 사랑도 세게 볶을수록 달콤한 마음은 옅어지고 쓰디쓴 상처만 커진다 생두이든 사랑이든 최상의 맛을 보려면 로스팅은 딱 거기까지만.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2.25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 류인순 겨울 차가운 땅속 무던한 기다림 끝에 봄 밀어 올리는 그대 맑은 햇살이 키워주는 가녀린 모습 곱디고운 하얀 별 찬바람 속에서도 언 가슴 녹여주는 그대는 얼마나 뜨거울까 내 가슴 햇살로 피는 너도바람꽃 벌써 봄이 환하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