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가향 詩/스위시· ·영상시

살다 보면 - 류인순

가향 류인순 2014. 1. 16. 16:12



살다 보면 - 류인순 

꽃피는 봄날만 있겠는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어디 한두 번이랴 
이런저런 별일 다 있다네 
가랑비가 장대비 되고 
드센 찬 바람 불어 때론 
우박으로 떨어져 아플 때도 있지만 
겨울 지나 어김없이 봄은 온다네  

담장 너머 이웃은 웃음꽃 만발인데 
저 홀로 막다른 고샅길에 서 있다고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 바람 소리 서럽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저마다 가슴 열어보면 
사연 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알고 보면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네 

한 세상 사는 일이 
내 뜻대로만 되겠는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엔 
쉼표 하나 찍어 놓고 
아무렴, 잠시 쉬어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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