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 추억 싣고 / 류인순 기차에 추억 싣고 / 류인순 십수 년 만에 기차에 올라창밖에 시선을 두니잊힌 줄 알았던 추억 하나대롱대롱 매달린다 어린아이 때 처음 탄 기차창밖 풍경이 뒤로 달아나며순간이동 하는 듯 신기해서눈과 입이 마구 들떠 있었지 내 살아온 뒤안길엔어떤 풍경이 사라지고난 무엇을 남기고 왔을까문득 깊은 생각에 잠긴다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처럼내가 걸어온 풍경에도아름다운 흔적이총총 남았으면 참 좋겠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5.01.03
가을 왔다길래 / 류인순 가을 왔다길래 / 류인순 유독 긴 여름 지나반가운 가을 왔다길래설렘 안고 나가 보니색 바랜 옷자락만 보이고 아름다운 너를 만나려꽃단장했건만멀어지는 너의 뒷모습텅 빈 바람만이 흐른다 갈수록 짧아지는 계절사랑 고백할 틈 없이색 바랜 낯선 모습으로멀어지는 너의 발소리 그리움 끝에 만났지만떠날 채비 한창인 너를붙잡을 수 없어씁쓸한 미소만 짓는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4.11.21
잠 못 드는 밤 / 류인순 잠 못 드는 밤 / 류인순 밤 빗소리에토닥토닥 자장가 삼아잠 청해 보려는데 빗소리에 붙잡혀 온오만가지 생각 줄기끝도 없이 대롱대롱 이리 뒤척 저리 뒤척생각 줄기 너를 잡고밀고 당기다 보니 오늘도 어느새부지런한 새벽이기지개 켜고 일어나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4.09.23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십리 대숲에서 / 류인순 눈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 온통 대나무 숲이다 일상에 지친 영혼 삶에 충전이 필요한 날 청청한 그곳에 간다 대숲 사이 길게 뻗은 산책길 걷다 보면 바람에 댓잎 사각사각 태화강 십리 대숲에서 무상무념으로 나도 한 그루 대나무가 된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7.13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 류인순 장대비 내리던 오월 호숫가 코끝 간지럽히는 활짝 핀 아카시아꽃 비 젖었다고 그 향 사라질 리 없는데 뭇사람들 눈길 없이 훅 지나가고 빗속에서도 그 꽃 진실한 향기 머금고 옹골진 사랑 하나 방실방실 키우더라 이젠 너를 볼 때면 가던 길 멈추고 눈 맞춤 한 그 행복 우르르 쏟아지겠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5.05
친구 친구 / 류인순 차 한잔에 추억 타서 마시며 서로 안부 묻고 무탈함을 알리고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진실한 친구가 있어서 좋다 시간의 흐름도 잠시 붙들고 학창 시절 별명에도 깔깔웃음으로 한없이 수다 떨어도 흉 될 것 없는 언제나 편안한 사이 살다가, 힘들 때 마주 보는 미소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손 내밀어 용기를 주는 친구 긴 밤 지새워도 좋을 친구와 수다는 삶의 청량제요 내 영원한 젊음이 거기 살아 있어 세월 흘러도 마음은 청춘인 까닭이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30
호수 호수 / 류인순 윤슬 반짝이는 호수 무시로 바람 불면 소리 없는 몸짓으로 가만가만 찰랑이고 드넓은 호숫가에 나 홀로 서서 분홍빛 연가 속으로 삼키는데 임 그리는 내 맘처럼 얼마나 깊고 깊은지 구름이 빠져 있고 하늘까지 빠져 있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23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 류인순 쉽게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길 뚫고 그대에게 가는 길 앗, 이런 잠깐 한눈팔아 경로 이탈했네 정신 줄 다시 잡고 재탐색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나의 최종 목적지 사랑하는 그대에게 가는 길.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