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류인순 38

겨울 채비

겨울 채비 / 류인순 계절 알람에 농익은 색색 단풍 하나둘 잎 떨구어 칼바람 맞설 채비 하고 가로수 은행나무 춤추는 소슬바람에 파르르 떨며 노란 보석 떨구고 있다 비단 같은 억새 겨울바람에 꺾일세라 낭창낭창 온몸 흔들어 다이어트 시작하고 가을은 보따리 싸서 떠날 채비 한창인데 어느새 겨울이 힐끔거리니 내 영혼 뜰 안엔 온기 채우려 햇볕보다 따뜻한 너를 들여놓는다.

가향 詩 향기 2021.11.16

숲에 두고 온 비밀

숲에 두고 온 비밀 / 류인순 가을 설악산 중턱 울산바위 가는 길 숲에서 만난 돌탑 하나 하나둘 그 누군가 비밀스러운 소망 아슬아슬 쌓아 놓았네 인생길 길목마다 수 없이 낚은 욕심 비우고자 떠난 그 날 켜켜이 쌓은 소망 묵직한 돌탑 위로 또 다른 소망 올라가고 툭툭 비워 낸 자리 아뿔싸, 욕심 하나 또 담았네 비밀스러운 나의 작지만 큰 그 무엇보다 간절한.

가향 詩 향기 2021.11.09

비비추 보랏빛 향기

비비추 보랏빛 향기 / 류인순 비비추 보랏빛 향기 삼복더위 즈려밟고 여름 뜨락에 꽃대 올려 빗장 풀었다 진초록 잎 사이 관심받기 힘들어도 수수한 모습으로 싱그런 향기 품은 꽃 하늘이 내린 인연 곱디고운 그대 닮아 내 가슴 온통 보랏빛 행복 물들이고 여름 한가운데 서서 비비추 나팔 불며 매미 울음소리 조곤조곤 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