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홍시 / 류인순 감나무 가지 끝에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감을 보면 괜스레 기분 좋아 빨간 홍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엄마 생각나니까 하나 뚝 따서 잘 익히다 보면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꼭 그대 향기 같아.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10.21
도깨비바늘 도깨비바늘 / 류인순 그놈 참 이름 한번 고약하다 하 많은 이름 중 도깨비바늘이라니 따끔한 요술이라도 부리나 보다 산길을 지나다 우연히 스쳤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후드득 달라붙어 콕콕 찌르고 잘 떼 지지도 않는다 그리움 이란 게 꼭 이놈 닮았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10.01
칡꽃 향기 칡꽃 향기 / 류인순 덩굴식물의 왕 더 멀리 더 높이 쭉쭉 뻗어 온 산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 손 닿는 대로 휘감는 작태에 농부 손에 뜯어지고 베어지고 천덕꾸러기 신세 면하지 못하지만 보란 듯이 향기로운 매력 뿜어내네 얽히고설킨 엄청난 덩굴 속에서도 청순함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9.10
금낭화 금낭화 / 류인순 햇살 같은 임 생각 애써 잊으려 했어요 비단 주머니 속에 남몰래 숨겨놓고 모른 척했어요 어쩌면 좋아 이 봄 내 마음 또 흔들려요 연둣빛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분홍빛 연가 천 년을 기다린 진실한 사랑 이젠 오롯이 당신을 따를게요.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8.21
우포늪 가는 길 우포늪 가는 길 / 류인순 바람까지 익히는 땡볕이 등줄기에 사정없이 꽂히는 날 숲 속 입구부터 작은 음악회 열린다 길섶 수풀 속 이름 모를 풀벌레들과 울창한 숲에 숨은 산새들의 화음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춤춘다 그 누구의 지휘도 필요치 않은 한낮의 이 아름다운 향연은 우포늪이 주..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8.03
여름날 추억 여름날 추억 / 류인순 여름 산책길에 만난 소낙비에 온몸 적시니 초록빛 추억이 눈앞에서 배시시 웃고 서 있네 굴러가는 쇠똥에도 깔깔대던 장대비 내리던 하굣길에 눈짓 하나로 우산 접어 넣고 온몸 물에 빠진 생쥐 꼴 되어 종달새처럼 재잘대던 긴 머리 소녀들 깔깔 웃음이 하분하분 빗..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7.28
내 안의 길 내 안의 길 / 류인순 마시는 커피마다 그대 생각 넣는 건 나의 오랜 습관이 되었고 향긋한 커피 향이 목젖을 타고 흐르면 언제나 그대와 함께 걷는 내 안의 길 하나 있다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을 그 길 중독된 향긋한 맛에 커피도 뗄 수 없고 담고 있어도 그리운 그대도 뗄 수 없고.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5.19
생강나무 꽃 생강나무 꽃 / 류인순 때 이른 봄 비밀스러운 몸짓으로 살금살금 제일 먼저 달려와 깊은 산길에 점점이 금가루 뿌리며 수줍은 고백 울컥 토해내니 가슴 속 깊이 담아 둔 더운 바람 속절없이 툭툭 불꽃처럼 터지네. Note : 생강나무는 나뭇가지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1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