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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추억 / 류인순
여름 산책길에 만난
소낙비에 온몸 적시니
초록빛 추억이 눈앞에서
배시시 웃고 서 있네
굴러가는 쇠똥에도 깔깔대던
장대비 내리던 하굣길에
눈짓 하나로 우산 접어 넣고
온몸 물에 빠진 생쥐 꼴 되어
종달새처럼 재잘대던
긴 머리 소녀들 깔깔 웃음이
하분하분 빗속을 떠다닌다
긴 세월 달려온
황금빛 노을 앞에서도
초록빛 추억 하나 똑 따서
가슴에 살포시 안으면
세월 뒤안길에 잠자던
오색 무지개 다시 뜰까
진초록 추억이
빈 가슴에
자박자박 내리는 날엔
친구들아 쇠똥 보러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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