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봄 사월의 봄 / 가향 류인순 벌거벗은 가지마다 연둣빛 새 옷 갈아입고 명주바람 간지럼에 복사꽃 웃음보 터지네 산자락 색칠하는 진달래 잠자던 분홍빛 연정 깨우고 화려한 춤사위로 온 천지 꽃 잔치 열리면 내 가슴에도 그대란 꽃 활짝 피고.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1.04.05
봄빛 그리움 봄빛 그리움 / 가향 류인순 어찌 그대 내게 봄빛 그리움으로 하나 둘 톡톡 설렘을 주는가 그대 생각만 해도 내 맘 온통 꽃물 드는 하루.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1.03.31
겨울 산에서 겨울 산에서 / 류인순 날을 세운 칼바람에 야윈 몸 휘청이는 애처로운 잎새 하나 거센 눈보라에 어깨 마구 짓눌려 때때로 속울음 울지만 꿈꾸는 내일이 있어 칼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고 있네 능선 때리던 매운바람 울다 지치는 날 명주바람 앞세우고 새벽이슬 밟으며 다시 올 연둣빛 봄 기다리며.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1.01.11
사서 고생 사서 고생 / 가향 류인순 별빛 내리는 깜깜한 새벽 산길 차가운 바람이 서슬 퍼렇게 달려드네 헤드랜턴 매달고 온몸 촉각 곤두세워 길을 더듬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뜨는 해는 매한가진데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 일 년 중 딱 하루 그 해를 보겠다고.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1.01.01
12월 끝자락에서 12월 끝자락에서 / 가향 류인순 새해 첫날 받아 든 한해 삶을 그려야 할 빈 도화지 한 장 날마다 알록달록 수많은 이야기로 틈 없이 채워왔네 분홍빛 시작으로 빨강 노랑 파랑까지 그 틈새로 회색도 하나 12월 징검다리 건너 새로 열릴 생방송 무대 더 고운 색 채우려면 곱디고운 장밋빛 물감 하나 더 서둘러 준비해야겠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0.12.29
첫눈 산행 첫눈 산행 / 가향 류인순 힘든 산을 왜 오르느냐 물으시면 그냥 조용히 웃을래요 올라본 자만이 그 맛을 아는데 말로 어떻게 다 표현 하리까 첫눈이 왜 좋으냐고 물으시면 그냥 조용히 웃을래요 첫눈의 설렘과 그리움을 말로 어떻게 다 표현 하리까 단지 첫눈 오는 날 산에 올라 천국을 맛본다고 하면 그댄 조금 아시려나.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0.12.14
빈집 빈집 / 가향 류인순 한 때는 사랑으로 왁자지껄 행복한 네 모습에 비 오나 눈 오나 묵묵히 지켜주었건만 하나둘 꿈 찾아 떠난 뒤 덩그러니 남아 바라보는 동구 밖 하루해 길기만 한데 한번 떠난 넌 쉬 돌아올 줄 모르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0.12.11
그날의 바닷가에서 그날의 바닷가에서 / 가향 류인순 에메랄드빛 위로 무심한 듯 햇살이 비치는 순간 너무 눈부셔 서러운 미련의 잔가지들 수평선에 걸어놓고 밀고 당기니 하얀 포말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비워내라 비워야 담긴다 가슴속 거센 파도 드넓은 해안에 오롯이 내려놓고 바람의 환상곡에 온몸 묵묵히 맡겨 유유히 나의 길을 걷는다. 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2020.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