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등나무꽃 필 때면

가향 류인순 2012. 4. 30. 09:16

           
          
          등나무꽃 필 때면
                                     가향 류인순
          보랏빛 등나무꽃 아래
          교정의 벤치에 푸른 꿈들이 모였다
          올망졸망 푸른 잎새들의
          쉴새없는 재잘거림이
          춤추듯 하늘을 찌르고
          깔깔웃음은 햇살보다 눈 부시다
          세속의 혼탁한 먼지 한 줌도  
          지혜의 샘물에 살랑살랑 헹구어
          푸른 식탁 위에 올리면  
          영롱한 옥구슬로 또르르 구른다
          꽃보다 향기로운 입담들이
          보랏빛 춤사위에 농익어 갈 때 
          불타는 정열의 나이테는
          한 겹 두 겹 두께를 더해가고
          등나무꽃처럼 풍성하게
          푸른 꿈들도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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