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날
가향 류인순
맑은 바람이 휘파람 불며
벚나무 가지 툭 건들고 가네
해죽해죽 웃는 봄 처녀 미소 닮은
꽃비가 우르르 쏟아지더니
버젓이 도로 한복판을 무대 삼아
연분홍 꽃신 신고 캉캉춤 추다가
달리는 자동차 꽁무니 따라가네
화려한 날 연분홍 꿈꾸던
사랑 고백할 틈 없이
눈길 한번 제대로 줄 틈 없이
매정하게 바람 따라 가버리네
시샘하는 바람에 꽃잎 빼앗기고
하얀 그리움에 흔들리는 벚나무
우듬지에 걸터앉은 따사로운 태양이
햇살 한 줌 더 얻어 달래주니
연둣빛 사랑 새로 눈을 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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