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한 사람아
詩 : 류인순
세상을 살면서
우연히 맺어져
필연적인 운명이 되어버린
그대와 나
풋풋한 첫 설렘
장밋빛 사랑도
긴 세월 속에 서로에게 길들어
편안함으로 자리 매김한
마음의 안식처
기쁠 때나 힘들 때
함께 한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위안이 되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내 귀한 사람아
살다가,
인생의 여울목에 복병을 만나
지독한 홍역 치를 때
백약이 무효인 듯 처방전이 없어
까만 밤 부여잡고 열꽃으로 지새는 밤
미쁜 그대만이 묘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