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의 여름향기 가향 류인순 긴 밤 지샌 강물이 아침 햇살의 긴 입맞춤에 화답하듯 은빛 조각으로 몸단장하고 넘실넘실 춤춘다 싱그러운 바람의 연주에 물결 위를 무대 삼아 담방 담방 뛰노는 물고기들 모습에 물 수제비 뜨던 유년의 기억이 찰랑거린다 햇살의 달콤한 간지럼에 하나 둘 눈 비비고 일어난 새끼 오리들 어미 치맛자락 붙잡고 물속에서 산책하고 한가로이 노닐던 백로 한 마리 아침인사 건넨다 밤새 뜬눈으로 뒤척인 영롱한 이슬로 촉촉이 멱 감은 풀잎들 아침 햇살에 온몸 내걸어 말리는데 대롱대롱 풀잎 끝에 고추잠자리는 아직 꿈속인가 미동도 없다 자연의 아름다운 향연에 풀잎 향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결 고운 강물에 마음 한 자락 적셔 난 그대를 낚고 있다. * 태화강 : 울산광역시의 동서를 가로질러 흐르는 울산의 젖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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