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태화강의 여름향기

가향 류인순 2012. 7. 24. 16:17
        
        태화강의 여름향기
                                     가향 류인순
        긴 밤 지샌 강물이 
        아침 햇살의 긴 입맞춤에 화답하듯
        은빛 조각으로 몸단장하고 넘실넘실 춤춘다
        싱그러운 바람의 연주에
        물결 위를 무대 삼아 
        담방 담방 뛰노는 물고기들 모습에 
        물 수제비 뜨던 유년의 기억이 찰랑거린다
        햇살의 달콤한 간지럼에
        하나 둘 눈 비비고 일어난 새끼 오리들 
        어미 치맛자락 붙잡고 물속에서 산책하고
        한가로이 노닐던 백로 한 마리 아침인사 건넨다
        밤새 뜬눈으로 뒤척인 영롱한 이슬로
        촉촉이 멱 감은 풀잎들
        아침 햇살에 온몸 내걸어 말리는데
        대롱대롱 풀잎 끝에 고추잠자리는
        아직 꿈속인가 미동도 없다 
        자연의 아름다운 향연에 
        풀잎 향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결 고운 강물에 마음 한 자락 적셔
        난 그대를 낚고 있다.
        * 태화강 : 울산광역시의 동서를 가로질러 흐르는 울산의 젖줄 
                                                     
        
     

    '가향 詩 향기 > 가향 詩畵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등병 아들 엄마  (0) 2012.08.21
    그 바다에 서면 풍경이 된다  (0) 2012.07.30
    교정에 밤이 내리면  (0) 2012.07.24
    그대, 살다가 힘들거든  (0) 2012.05.18
    이팝나무 꽃필 무렵  (0) 201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