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이팝나무 꽃필 무렵

가향 류인순 2012. 5. 18. 11:52

        
        
        
        이팝나무 꽃필 무렵
                                       가향 류인순 
        
          
        
        백로의 힘찬 날갯짓 시작으로   
        진양호의 꿈같은 하루가 열리면 
        은빛 물결 방금 건져 올린 멸치떼처럼 싱그럽다     
        지리산 골짜기 맑은 물 머물다 가는 곳
        천왕봉 산들바람 쉬었다 가는 곳 
        남강 상류 진양호에 오월이 오면
        소담스레 핀 이팝나무 꽃 쑥버무리 같다 
        능수버들 긴 머리 초록빛 더할 때
        어릴 적 소풍 날 호수에서 
        유람선 타던 기억 찰랑거린다
        콧구멍 크게 벌렁대게 하는 진한 향기
        아카시아 우거진 호반을 걸으며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잎 따기 하던
        더벅머리 옆집 철민이 머리카락에서 나던 비누냄새 
        오늘도 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먼 훗날 그때도 나겠다.
        
        
        * 진양호 : 1970년 경남 진주 남강댐 건설로 형성된 거대한 인공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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