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 詩 향기/가향 詩畵 모음
배롱나무꽃
가향 류인순
2018. 12.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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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꽃 / 가향 류인순
바람까지 숨죽이는
여름 숲에 들어서니
초록 세상에 저 홀로
가지마다 꽃등 매달고
수줍은 새색시 미소로
임 오실 길목에서
백일동안 피고 지고
바람결에도 간지러워
석 달 열흘
사락사락 춤사위에도
분홍빛 여린 주름
끝내 펴지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져가는
여름날의 향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