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향 류인순
바람의 고장
거제 학동 동남쪽 바다
이끼 옷 입은 고목 동백 숲과
그림 같은 풍차가 내려다보는 곳
초록 모자 눌러쓴 동그만 언덕
바람이 늘 주인 되어 머물고
하늘도 물도 에메랄드빛 눈부신
거제 바람의 언덕에 올라
싱그러운 바다 향기 한입 베어 물고
거센 바람과 힘겨루기하다 보면
묵은 체증 한 방에 날아가는 곳
살다가
한 번쯤 이곳에 와서
바다 건너 학동 해변 몽돌 구르는 소리
눈으로 마음으로 당겨도 보고
가슴속 파도 잠재워도 보고
두 눈에 자연의 아름다움 오롯이 담아
벤치에 앉아 한 박자 쉬어가며
바람이 바람 부르는 환상곡에
온몸 한번 묵묵히 맡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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