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바라보며
가향 류인순
첫눈!
첫사랑 같은 설렘으로 다가와
오늘도 내 속 뜰 도돌이표 따라
소리 없이 길을 나선다
소복이 쌓인 눈밭에 그대와 만든
눈사람 아직 녹지 않고 있다
겨울 바다 거닐며 하얀 캔버스에 그린 꿈
바닷가 통나무 카페 창가에 걸어 놓고
눈꽃 닮아 미소가 해맑은 그대와
차 한잔에 추억을 타서 마신다
뜨거워지는 눈시울 숨기려
갈색 찻잔에 붉은 등불이 빠진다
첫눈 오는 날
신비로운 눈꽃 바라보며
공간 속 시간 여행하다
창가에 선 내 목이 길어진다
아, 지금 어느 창가에서
그대도 내 목만큼 길어졌을까.